장애아동을 양육하거나 교육하는 과정에서 문제행동은 흔히 마주하게 되는 과제 중 하나다. 문제행동은 단순히 "나쁜 행동"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아동이 자신의 감정이나 욕구를 적절하게 표현하지 못할 때 나타나는 신호일 수 있다. 발달장애, 지적장애,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 등 다양한 장애 유형에 따라 나타나는 문제행동의 원인과 양상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아동의 정서, 사회성, 학습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문제행동을 단순히 억제하거나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원인을 이해하고 아동의 긍정적인 변화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지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문제행동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지도했을 때, 아동의 행동 빈도가 60% 이상 감소하며, 전반적인 발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결과가 있다. 이 글에서는 장애아동에게서 자주 나타나는 문제행동 유형을 살펴보고, 각각에 맞는 효과적인 지도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1. 자해행동 및 공격행동에 대한 지도방법
자해행동과 공격행동은 장애아동에게서 비교적 빈번하게 나타나는 문제행동 중 하나다. 자해행동은 자신을 해치는 행동으로, 머리를 벽에 박거나, 손으로 얼굴을 때리거나, 물건으로 자신을 찌르는 등의 형태를 보인다. 공격행동은 타인을 향한 신체적 폭력이나 언어적 공격으로, 물건을 던지거나 친구를 때리는 등의 행동이 포함된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나 지적장애를 가진 아동에게서 이러한 행동이 자주 나타나며, 이는 대개 의사소통의 어려움, 좌절감, 감각 과민성 등에서 비롯된다. 이러한 행동특성에 대한 지도방법으로는 아래 3가지 방식을 시도해 보는 것을 권장한다. 첫째, 행동의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자해행동이나 공격행동은 단순히 "화를 내는" 행동이 아니라, 자신의 욕구를 표현하는 하나의 방식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언어 표현이 어려운 아동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을 때, 좌절감을 자해행동으로 표현할 수 있다. 이때, "왜 그런 행동을 했을까?"라고 스스로 물으며 원인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대체 행동을 가르치는 것이 효과적이다. 아동이 문제행동을 통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도록 하되, 동시에 긍정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욕구를 표현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예를 들어, 물건을 던지는 아동에게는 “화가 났을 땐 이렇게 손을 흔들어 표시해 줘” 또는 “필요한 게 있으면 그림 카드로 알려줘”라고 가르칠 수 있다. 보완대체의사소통(AAC) 시스템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셋째, 즉각적이고 일관된 피드백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격행동이나 자해행동이 발생했을 때, 감정적으로 반응하기보다는 차분한 목소리로 “때리면 안 돼. 대신 손으로 신호를 보내줘”라고 말한다. 동시에 아동이 대체 행동을 보였을 때는 적극적으로 칭찬하며, “잘했어!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라고 긍정적인 피드백을 준다. 개인적으로, 자해행동이 심했던 한 자폐아동의 사례가 기억에 남는다. 이 아동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면 머리를 벽에 부딪히는 행동을 반복했는데, 보완대체의사소통 기법을 통해 그림 카드를 사용하도록 지도한 결과, 문제행동의 빈도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아동이 자신의 욕구를 적절히 표현할 수 있는 대체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되었다.
2. 자극 추구 및 회피 행동에 대한 지도방법
일부 장애아동은 특정 자극을 추구하거나 회피하는 행동을 보인다. 자극 추구 행동은 강한 감각 자극을 원하거나 특정 물체에 집착하는 행동으로, 자폐 스펙트럼 장애 아동에게서 흔히 나타난다. 예를 들어, 빛나는 물체를 오랫동안 바라보거나, 손을 반복적으로 흔드는 행동 등이 이에 해당한다. 반면, 자극 회피 행동은 특정 감각에 과민하게 반응하여 이를 피하려는 행동으로, 큰 소음이나 강한 빛, 특정 촉감에 대한 불편감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에 대한 지도방법으로는 다음 3가지를 추천한다. 첫째, 감각 통합 치료(Sensory Integration Therapy)를 고려할 수 있다. 감각 통합 치료는 아동이 다양한 감각 자극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으로, 자극 추구 및 회피 행동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촉감에 민감한 아동에게는 부드러운 천, 거친 천 등 다양한 감각 자극을 제공하며 적응을 돕는다. 둘째, 안전한 대안 제공이 필요하다. 자극 추구 행동을 보이는 아동에게는 안전한 방법으로 감각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대안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손을 반복적으로 흔드는 아동에게는 스트레스 공이나 촉감 놀이를 제공해 손의 움직임을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셋째, 회피 행동의 원인을 이해하고, 그에 맞춘 환경 조정이 필요하다. 특정 소음이나 빛에 민감한 아동이라면, 조명이 너무 밝지 않도록 조정하거나, 소음을 줄일 수 있는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을 제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동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환경을 세심히 조정하면 회피 행동의 빈도를 줄일 수 있다. 한 사례로, 소리에 민감한 자폐아동이 유치원에서 자주 귀를 막으며 울음을 터뜨리는 행동을 보였다. 이 아동에게 소음을 차단할 수 있는 이어폰을 제공하자, 불안 행동이 현저히 줄었고, 다른 활동에도 더 쉽게 참여할 수 있었다. 이 경험을 통해 환경 조정이 아동의 정서 안정에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3. 고집 및 고정 행동에 대한 지도방법
장애아동, 특히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를 가진 아동들은 변화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고집이나 고정 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특정 순서대로 놀이를 진행하려 하거나, 매일 같은 길로 등원하려는 행동이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행동은 아동이 예측 가능한 환경에서 안정감을 찾으려는 자연스러운 반응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고정 행동이 지나치게 심하면, 새로운 경험을 시도하거나 사회적 상호작용을 하는 데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 아래 3가지 방법을 참고하여 지도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첫째, 시각적 지원(Visual Support)을 적극 활용할 수 있다. 아동이 하루 일과를 예측할 수 있도록 스케줄 보드를 사용하거나, 그림 카드를 통해 다음 활동을 미리 알려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지금은 놀이 시간이지만, 곧 점심시간이 올 거야”라고 미리 알려주면, 변화에 대한 불안감을 줄일 수 있다. 둘째, 점진적인 변화 도입이 필요하다. 고정 행동이 강한 아동에게 갑작스러운 변화를 주기보다는, 조금씩 변화를 도입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매일 같은 색깔 컵으로 물을 마시는 아동에게는 처음에는 컵에 스티커를 붙여 색깔을 살짝 바꿔보고, 점차 다른 색상의 컵을 사용하는 식으로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 셋째, 긍정적 강화를 통해 유연성을 길러준다. 아동이 새로운 시도를 했을 때는 즉각적인 칭찬과 보상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새로운 놀이에 참여한 아동에게 “새로운 놀이에 도전했구나! 정말 멋져!”라고 말하며 긍정적인 피드백을 준다. 이런 피드백은 아동이 새로운 경험에 대해 긍정적인 감정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 개인적으로, 고정 행동이 심한 아동을 지도한 경험이 있다. 이 아동은 매일 같은 경로로만 등원하려 했는데, 처음에는 경로를 바꾸려고 하면 강한 저항을 보였다. 그러나 점진적으로 경로에 새로운 요소를 추가하고,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격려한 결과, 몇 주 후에는 다른 길로도 즐겁게 걸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장애아동의 문제행동 지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행동의 원인을 이해하고, 긍정적인 대체 행동을 가르치는 것이다. 문제행동을 억압하거나 단순히 벌을 주는 방식은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아동의 정서적 안정이나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각 문제행동에는 저마다의 이유가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아동의 입장에서 상황을 바라보는 태도가 필요하다. 자해행동, 자극 추구 행동, 고집 등 다양한 문제행동에 대해 일관성 있는 지도를 제공하면서, 동시에 아동의 감정과 욕구를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모와 교사, 치료사가 협력하여 아동을 지지한다면, 문제행동은 점차 줄어들고, 아동은 더 건강한 방식으로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표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아이의 작은 변화에 대해 칭찬하고 격려하는 태도가 아동의 성장을 촉진하는 가장 강력한 힘이 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